성능이 저하된 중력파 검출기의 데이터 오류를 음악의 '오토튠'처럼 사후에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라이고-버고-카그라(LVK) 국제 공동 연구팀은 '천체 보정'(Astro Calibration)이라 불리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게재 승인됐다.

이 기술은 특정 중력파 검출기가 최적의 상태가 아니더라도, 다른 정상적인 검출기들의 데이터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기반한 예측 신호를 비교 분석해 오류를 바로잡는 원리다. 마치 음 이탈된 가수의 목소리를 목표 음정에 맞게 보정하는 음악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중력파 신호인 'GW240925'와 'GW250207' 분석에 적용했다. 이 신호들은 각각 2024년 9월과 2025년 2월에 감지됐으며, 당시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라이고 핸퍼드 검출기가 불안정한 상태였다.

천체 보정 기술을 통해 연구팀은 라이고 핸퍼드 검출기의 데이터 왜곡을 정확히 파악했다. GW240925의 경우 기존에 알려진 보정 오류를 재확인했으며, 현장 보정 측정이 불가능했던 GW250207 분석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정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GW240925는 태양 질량의 9배와 7배인 두 블랙홀이 약 3억5000만 메가파섹 거리에서 충돌하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GW250207은 태양 질량 35배와 30배인 블랙홀들이 약 2억 메가파섹 거리에서 충돌한 결과로 분석됐다.

엘리사 마지오 이탈리아 국립 핵물리 연구소 연구원은 "하나의 검출기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검출기 데이터를 활용해 최고 품질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브누아 레브뉴 프랑스 낭트 수바테크 연구소 연구원은 "거대한 우주 현상을 이용해 우리의 측정 장비를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는 중력파 천문학이 초기 발견의 시대를 넘어 정밀 과학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