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저렴한 마이크 네트워크를 이용해 광활한 자연 속 새들의 복잡한 행동 양식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코넬대 조류학 연구소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생태학'(Ecology)을 통해 음향 데이터를 분석해 조류가 포식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 전역에 설치된 마이크로 수십만 시간 분량의 소리를 녹음했다. 이후 머신러닝 도구 '버드넷'(BirdNet)을 활용해 다른 새를 잡아먹는 참매의 소리에 새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새들은 참매의 울음소리가 들린 후 노래를 부르거나 우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약 675km에 달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 남쪽에 서식하는 새들이 북쪽 새들보다 더 뚜렷하게 침묵하는 행동 변화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작은 명금류인 산박새의 행동에 더 집중했다. 산박새는 짝짓기와 영역 표시를 위해 노래를 부르지만, 위험을 감지하면 포식자를 쫓기 위해 경고음을 낸다.
연구진은 참매 소리가 들리면 산박새가 노래 대신 경고음을 낼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산박새는 숲 하부 식생이 적은 특정 지역에서만 노래를 경고음으로 바꾸는 의외의 행동 패턴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산박새가 영역 방어와 포식자 회피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부 식생이 적은 곳은 포식자에게 노출되기 쉽지만, 둥지를 틀기에는 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공동 저자인 코너 우드 생태학자는 "새들은 가치 높은 둥지를 지키기 위해 노래를 더 많이 부르지만, 포식자에게 더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인지한다"며 "참매 소리를 들으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경고음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음향 모니터링 기술은 기존 연구 방식의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더 넓은 공간에서 미세한 행동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조류의 행동을 이해하고 보존 전략을 세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