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가 전 세계적인 농업 해충 개체수 폭증을 유발해 식량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가설이 지나치게 단순화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미아 리피 곤충학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페인 안달루시아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5개 작물(쌀·목화·포도·감귤·올리브)을 대상으로 43종의 절지동물(해충 30종, 천적 13종)에 대한 14만1562건의 장기 현장 관찰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온난화 환경에서 해충과 천적 개체군의 약 절반은 개체 수가 증가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온난화가 모든 해충의 개체 수를 일률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존 예측과 다른 결과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리피 박사는 "해충과 천적 곤충 모두 온난화에 매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며 "종, 작물, 지역이 모두 결과의 다양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해충이 천적보다 따뜻한 기온에서 더 잘 견디는 경향이 나타난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동 저자인 에밀리 마이네케 교수는 "해충이 천적보다 따뜻한 기후에 약간 더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의 도구로는 곤충의 기후 반응을 예측할 수 없다"며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해충과 천적을 모니터링하는 데 정부의 투자가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절지동물 해충으로 인한 연간 농작물 손실액은 4700억달러(약 676조8000억원)를 넘어서며, 이는 전체 작물 생산 가치의 20%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