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암을 조기에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현미경을 개발했다.
미국 라이스대학교와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 공동 연구팀은 AI 기반 휴대용 내시 현미경 '프리시전뷰'(PrecisionView)를 개발했다고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프리시전뷰는 펜 정도 크기의 휴대용 장비로, 침습적인 조직검사 없이 넓은 조직 영역에 걸쳐 세포 구조와 혈관을 고해상도 실시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는 암 조기 발견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궁경부암, 구강암 등 상피성 암은 현재 주로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하지만 조직검사는 침습적이며 제한된 부위만 확인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가 광학 시스템 설계를 최적화하도록 했다. 그 결과 프리시전뷰는 기존 시스템보다 시야는 약 5배 넓고, 심도는 약 8배 깊으면서도 세포 수준의 해상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애쇽 비라라가반 라이스대 전기컴퓨터공학과장은 "통상 AI는 촬영된 이미지의 해상도를 개선하는 데 쓰이지만, 이번 연구는 AI를 이용해 현미경의 광학계를 재설계했다"며 "이를 통해 심도와 해상도 간의 상충 관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암의 두 가지 주요 특징인 상피 조직의 세포 변화와 그 아래 미세 혈관 패턴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초당 최대 15프레임의 속도로 조직 지도를 실시간 생성 및 표시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건강한 지원자의 구강과 전암 병변이 있는 인체 자궁경부 조직 샘플을 대상으로 장비 성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프리시전뷰는 1㎠가 넘는 구강 내 조직 구조와 혈관 지도를 성공적으로 만들었으며, 자궁경부 조직에서 비정상 부위를 명확히 구별해냈다.
프리시전뷰는 약 3000달러(약 432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 가능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조직검사 부위 선정, 수술 보조, 정기 검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레베카 리처즈-코텀 라이스대 교수는 "하드웨어와 알고리즘을 함께 설계함으로써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역량을 구현할 수 있었다"면서도 "진단 정확도를 완전히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