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박쥐의 먹이 사냥을 완전히 멈추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컨설팅 기업 인테그럴 컨설팅(Integral Consulting)의 케리 시거와 그레그 코튼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음향학회(ASA) 제190차 회의에서 불꽃놀이가 큰박쥐의 먹이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5년 10월 캘리포니아주 카피톨라시가 몬터레이만 해양보호구역에서 연례 불꽃놀이 행사를 열었을 때 박쥐의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행사 5일 전부터 마이크를 설치해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기록하며 평상시 먹이 활동의 기준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불꽃놀이 당일 행사 시작 30분 전, 진행 중(31분간), 종료 30분 후로 나눠 박쥐의 초음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박쥐들은 불꽃놀이 시작 전까지 활발하게 먹이를 탐색하고 사냥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먹이를 찾으려는 시도는 이어졌지만, 사냥에 성공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케리 시거 연구원은 "불꽃놀이의 소음이나 불빛이 박쥐의 먹이 활동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동안 박쥐들은 사실상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불꽃놀이가 끝난 뒤 나타났다. 박쥐들은 사냥 활동을 재개했지만, 행사 이전보다 탐색과 사냥 성공률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불빛으로 날아드는 나방' 효과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불꽃놀이의 강한 불빛에 나방 등 박쥐의 먹이가 몰려들었거나, 반대로 박쥐들이 주변이 다시 조용해져 안전하다고 느낀 뒤에야 활동을 재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박쥐와 먹이의 숫자, 이동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향성 마이크를 활용하는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카피톨라시가 직접 지원한 만큼, 향후 시의 불꽃놀이 허가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