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나 나프타로 직접 전환해 하루 50kg 규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김정랑 박사 연구팀이 GS건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직접 반응시켜 액상 탄화수소를 만드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탄소자원화 플랫폼 화학제품 생산기술 개발' 과제로 수행됐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위기로 석유·나프타 공급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발전소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이번 기술은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 직접 수소화' 방식으로, 특수 촉매를 사용해 중간 과정 없이 이산화탄소를 휘발유, 나프타 등 액상 석유화합물로 한 번에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일산화탄소로 바꾼 뒤, 다시 피셔-트롭쉬 합성을 통해 액상으로 만드는 2단계 공정이라 복잡하고 에너지 소모가 컸다. 반면 이번 기술은 약 270~330도, 10~30기압의 비교적 온화한 조건에서 공정이 이뤄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2022년 하루 5kg 생산 규모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하루 50kg(20리터 연료통 3개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했다. 현재 이 플랜트의 액상 탄화수소 합성 수율은 약 50% 수준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파일럿 플랜트의 장기 운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만톤 이상 생산이 가능한 상용 공정 설계와 경제성 분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 기술을 재생에너지와 연계하면 지속가능한 액체연료를 만드는 '전력 기반 액체연료'(PtL)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가능 화학 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 엔지니어링' 2026년 3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화학연 민형기 박사가 교신저자로, 첸징위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