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칸나비스)의 특정 복합 성분들이 체중 감량을 돕고 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등 대사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R) 의대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대마가 식욕을 촉진함에도 불구하고 만성 흡연자의 체질량지수가 낮고 대사 질환 발병률이 적은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 역설적인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비만 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대마의 주요 환각 성분인 '델타-9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만 투여했다. 다른 그룹에는 동일한 양의 THC와 다른 화합물이 포함된 대마초 전체 식물 추출물을 투여했다.

실험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대사 기능 개선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THC만 투여받은 쥐들은 체중이 줄었음에도 2형 당뇨병의 핵심 지표인 혈당 조절 능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반면, 대마초 전체 추출물을 투여받은 쥐들은 체중 감량과 함께 손상됐던 대사 기능까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니컬러스 V. 디패트리지오 교수는 "이번 결과는 THC 단독으로는 대마 사용과 관련된 대사적 이점을 설명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며 "대마 식물에 포함된 다른 화합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마초 전체 추출물이 지방 조직과 췌장 사이의 신호 전달 체계를 복원해 혈당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대사 질환 치료를 위해 대마초 사용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패트리지오 교수는 "체중이나 당뇨 관리를 위해 대마초를 사용하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THC의 환각 효과가 없는 비정신활성 화합물을 특정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