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청어가 염도가 극히 낮은 발트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번식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 변이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트해는 약 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형성됐으며, 염도가 대서양(34~35‰)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3‰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대서양과 발트해에 서식하는 청어의 전체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정자·난자·초기 배아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의 변화가 발트해 적응에 결정적이었음을 확인했다. 외부 수정 과정에서 생식세포와 배아가 환경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4가지 유전자의 변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정자에서만 발현되는 음이온 채널 유전자는 저염분 환경에서도 정자가 제 기능을 하도록 단백질 서열이 변경됐다.

또한, 주요 난막 단백질 유전자와 이 단백질들을 교차 연결하는 효소 유전자가 함께 변이해 알을 감싸는 막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는 염도가 낮은 물에서 알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강화된 난막은 부화에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발트해 청어는 난막을 분해하는 유전자를 20개 더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부화가 가능해졌다.

연구를 이끈 레이프 안데르손 웁살라대 기능유전체학 교수는 "강력한 자연선택이 여러 유전자의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환경에서의 성공적인 번식을 보장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안데르손 교수는 이어 "발트해 청어는 별개의 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대서양 청어와 뚜렷한 유전적 차이를 보인다"며 "생태계와 식량 안보에 중요한 이 어종을 보호하기 위해 더 제한적인 산업 어업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