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안구 조직의 에너지 대사 지도를 정밀하게 완성하고, 조직의 위치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대사 특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아이 디스커버리'(Eye Discovery)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감도 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LC-MS)을 이용해 쥐의 안구 조직 내 TCA(시트르산) 회로 중간 대사물질을 절대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안구 내 에너지 대사는 부위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신체에서 산소 소모가 가장 많은 조직 중 하나인 망막은 시스-아코니테이트, 숙신산염 등 주요 대사물질의 농도가 월등히 높았다. 이는 망막의 활발한 미토콘드리아 활동을 반영한다.

반면 혈관이 없는 각막과 수정체는 상대적으로 대사 부하가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조직-기능-대사'의 연관성이 안구 부위별로 특정 질병에 대한 민감도가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대사 차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암컷 쥐는 수컷보다 망막 등에서 특정 TCA 중간 대사물질의 기본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성호르몬 수치와 관련 효소 발현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발견은 특정 안과 질환의 성별 유병률 차이를 이해하는 분자적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기능 표적 치료법 개발 시 성별이 핵심 생물학적 변수로 고려돼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녹내장, 노인성 황반변성과 같은 실명 질환의 대사적 원인을 밝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정 대사물질 비율의 변화를 통해 질병 초기를 포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제공, 향후 안과 분야 정밀의료의 이론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