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CO2)가 지표면 온도를 높이는 동시에 상층 대기인 성층권의 온도는 낮추는 상반된 현상의 구체적인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11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유레칼러트 등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이산화탄소가 특정 파장의 적외선과 상호작용하며 성층권의 열을 우주로 방출해 냉각시키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산화탄소는 지표면 근처 하층 대기에서는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열을 가두어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도 약 11~50km에 위치한 성층권에서는 반대로 우주로 열을 방출하는 '복사 냉각기'처럼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1960년대에 이미 예측됐으며,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이후 성층권 온도는 약 2도 하강했다. 그러나 그 정확한 물리적 메커니즘은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분자가 모든 적외선 파장을 동일하게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정 파장대의 적외선, 즉 '골디락스 존'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냉각 효율이 특히 높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이 영역이 확장돼 성층권 냉각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션 코언 박사는 "기존 이론을 넘어 이산화탄소에 의한 성층권 냉각 현상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방정식은 세 가지 현상을 명확히 설명한다. 첫째, 성층권 냉각이 고도가 높을수록 심해지는 현상이다. 둘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가 될 때마다 성층권 최상부인 성층권계면의 온도가 8도씩 하강한다는 것이다.

셋째, 성층권이 차가워질수록 우주로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지표면의 온난화 효과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차가워진 성층권이 '뚜껑'처럼 작용해 아래쪽의 열을 더 효과적으로 가두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지구 기후 모델의 정밀도를 높이고, 다른 행성의 대기 환경을 이해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