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탄소 시장의 핵심 규칙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기고문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탄소 시장의 '추가성'(additionality) 원칙을 완화하면 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성 원칙이란 기존 사업 방식대로라면 어차피 일어났을 활동에 대해서는 탄소 배출권을 발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미 존재하는 숲을 계속 보존하는 활동은 추가적인 탄소 감축 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번 경고는 최근 같은 학술지에 실린 '원주민의 토지 관리와 보존 노력을 인정하기 위해 추가성 요건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나왔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필 윌리엄슨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UEA) 명예 부교수는 "원주민의 토지 관리가 오랫동안 중요한 탄소 흡수원을 유지해왔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탄소 시장이 이러한 역사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탄소 시장의 주요 목적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줄여 위험한 기후 변화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악셀 미카엘로와 취리히대 박사는 "추가성은 탄소 시장의 환경적 무결성을 위한 기본 원칙"이라며 "추가성이 없는 활동에 배출권이 부여되면 새로운 배출량이 상쇄되지 않아 결국 순 배출량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원주민의 토지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의 공공 프로그램, 민간 자선 활동, 녹색·청색 채권과 같은 비(非)탄소 시장 금융 상품 등을 제시했다.

윌리엄슨 박사는 "탄소 시장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기후 변화와 그 사회적 결과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기후 행동의 무결성을 지키면서 원주민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