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가정폭력 사건의 피해자보호명령에 대한 항고심에서도 가해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는 11일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가 낸 피해자보호명령에 대한 재항고 사건(2026터4)에서 항고를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8일 이뤄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보호명령 심리절차에서 행위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항고인에게 소송기록과 증거물이 접수됐다는 통지를 해 의견을 진술하고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411조가 항고법원은 기록 송부일로부터 5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지해 의견 진술 및 증거 제출 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가정폭력처벌법은 관련 절차에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A씨는 1심의 피해자보호명령에 불복해 항고했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1심 법원으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은 바로 다음 날 항고기각 결정을 내렸다. 기록접수 통지를 공시송달로 진행하고 그 효력이 발생하기도 전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은 재항고인에게 의견을 진술하고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했다고 할 수 없다"며 "이는 항고심 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