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이 종교단체와 일부 연관됐더라도 국제 문화교류 활동을 했다면 '문화단체'로 인정해 증여세를 면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사단법인 A씨가 서초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증여세 부과 처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A법인은 2013년 외교부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A법인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특정 교회와 대표자 등으로부터 30억1000만원을 증여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과세 처분했다.
A법인은 '문화단체'로서 공익법인에 해당해 증여세 면제 대상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급심 재판부는 A법인의 주된 목적이 문화 증진보다 인도적 지원 차원으로 보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외교부 허가를 받은 점 등을 들어 문화단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문화'의 개념을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며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문화에는 사회구성원들에 의해 습득, 공유되는 행동양식이나 생활양식이 포함될 수 있다"며 "이를 전파하고 교류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 역시 문화단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의 활동 가운데 종교와 관련된 부분이 일부 포함돼 있더라도 그 사정만을 중시해 문화단체로서의 활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교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문화단체로서의 성격이 부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A법인이 태국에서 한국어 지도와 대중문화 교류 행사를 진행하고, 체코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대상 예술공연을 주선한 활동 등이 '문화단체' 활동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한편 대법원은 A법인이 행사 DVD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