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포기한 뒤 저가에 발행된 신주를 인수한 회사 임원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회사 임원 A씨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임원으로 있는 회사가 2018년 12월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신주를 배정받았다. 당시 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신주 인수를 포기하면서 A씨가 이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

과세당국은 대주주가 신주 인수를 포기해 A씨가 얻은 이익을 증여재산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은 주주가 신주 인수를 포기하고 그의 특수관계인이 신주를 인수해 이익을 얻으면 증여로 간주한다.

재판의 쟁점은 A씨가 신주 인수를 포기한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A씨는 대주주와 직접적인 경제적 연관 관계가 없다며 특수관계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 규정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구 상증세법 시행령을 근거로 '신주 인수를 포기한 자가 30% 이상 출자한 법인의 사용인'은 특수관계인에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신주 인수를 포기한 자와 그가 출자하고 있는 법인 또는 그 사용인 간의 법률적·사실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지 여부는 특수관계인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법 규정은 신주 인수를 포기하게 된 동기나 의도를 과세요건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자발적으로 신주 인수를 포기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