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시설 없이 외주 생산(아웃소싱)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해도 취득세·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의류업체 ○○○ 주식회사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경정거부처분취소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식산업센터 내 제조업체가 세금 감면을 받으려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물품 제조 공정을 수행하는 기계나 장치 등 실제 제조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등산의류 등을 판매하는 원고는 2019년 서울 강남구에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했다. 이후 제품 기획과 원자재 구매, 판매만 담당하고 생산은 외주업체에 맡기는 본사 및 임대 면적에 대해 '제조업을 위한 시설'이라며 취득세 등 감면을 신청했다.
강남구청은 '제조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고,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하급심은 산업집적법상 제조업의 범위가 한국표준산업분류를 따르는데, 이 분류에는 원고와 같은 아웃소싱 방식도 제조업으로 포함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조세 감면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산업집적법의 여러 조항을 체계적으로 해석할 때,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는 제조업 시설은 '공장'에 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공장'은 제조시설을 갖춘 사업장으로 정의된다.
대법원은 "제조시설을 갖추지 않은 제조업체까지 혜택을 주면 감면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수 있다"며 "지식산업센터 제도는 공해 유발이 적은 제조시설을 갖춘 공장의 입주를 허용하는 것이지, 제조시설과 분리된 사무실만 입주하는 것까지 예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은 해당 공간에 제조시설이 실제 있었는지 심리하지 않고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