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신고를 마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과세관청이 자체적으로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1일 A씨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부과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 모친 사망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토지를 상속받았다. 같은 해 10월, A씨는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해당 토지 가액을 약 74억3000만원으로 산정해 상속세 약 27억2000만원을 신고·납부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6월 자체적으로 감정평가를 의뢰했고, 이를 통해 산정된 평균 감정가액 약 115억5000만원을 시가로 봤다. 마포세무서는 이를 근거로 A씨에게 상속세 약 21억9000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납세자가 신고를 마친 뒤 과세관청이 다시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상속세가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라는 점에 주목했다. 부과과세는 납세자 신고로 세액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세관청의 결정에 따라 확정되므로, 과세관청이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과세관청이 상속세 조사를 위해 감정을 의뢰하고 그 감정가액에 따라 과세하는 것은 시가주의 및 실질과세 원칙에 부합한다"며 "조세법률주의나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려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요건은 평가기준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전 기간에 걸쳐 증명돼야 하며, 증명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명시했다.

결론적으로 원심은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이 아닌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정당한 세액을 다시 계산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마포세무서가 부과한 처분 중 정당 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위법이라고 본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