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선행사고를 낸 운전자는 사고 후 의식을 잃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 못했더라도 뒤이은 연쇄 추돌사고 피해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국○○○운송사업조합연합회(원고)가 전국△△△사업조합연합회(피고)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20년 9월 17일 오전 1시50분경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에서 발생한 3중 추돌사고에서 비롯됐다. A씨가 몰던 개인택시(원고 측)가 과속 및 차선 변경 중 냉동탑차를 들이받고 전복되는 1차 사고를 냈다. 이후 뒤따르던 법인택시(피고 측)가 전복된 개인택시를 충격하는 3차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차 사고 차량인 개인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이 사망했고, 3차 사고 차량인 법인택시에 탑승했던 승객도 다쳤다. 이에 개인택시 공제조합인 원고는 사망 승객 유족에게 약 8억2700만원을 보상한 뒤, 3차 사고를 낸 법인택시 측에도 책임이 있다며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3차 사고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해 원고의 구상금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하지만 법인택시 측이 '우리 측 승객이 다친 것도 1차 사고 운전자 책임이 있으니 이 손해액을 공제(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차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후 의식을 잃어 안전조치를 할 수 없었으므로 3차 사고 피해까지 책임지게 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선행차량 운전자가 정지 후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지가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된 선행사고로 인한 것이라면 후행 추돌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1차 사고 운전자는 야간에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후행 차량들이 전복된 자기 택시를 추돌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1차 사고 운전자의 과실과 3차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1차 사고 운전자와 3차 사고 운전자 모두 3차 사고로 다친 승객의 손해에 대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진다고 봤다. 이에 따라 피고 측의 상계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