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두 회사에 몸담고 주도한 '셀프 투자' 계약은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면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1일 주식회사 ○○○가 주식회사 △△△ 등을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원고 회사와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던 A씨는 2020년 원고 회사를 대리해 피고 회사에 투자하는 계약을 주도했다. 이 계약에는 피고 회사가 매출이익금의 20%를 원고 회사에 지급한다는 '이익금 약정' 조항이 포함됐다.

이 계약은 상법상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는 '이해상충 거래'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가 투자 원리금 상환 후 이익금 지급을 거부하자 원고 회사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피고 회사 다른 이사들이 관련 위임장 등에 날인한 점을 근거로 '실질적 사전 승인'이 있었다고 보고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상법 제398조에 따라 이해상충 거래는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의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유효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 회사의 다른 이사가 계약 체결 사실을 알고 동의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사전에 투자금 액수나 이익금 지급의무 등 중요사실을 밝히고 거래의 공정성을 심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 실질적 사전 승인이 있었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상법 제39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