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나오며 수소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빼돌린 연구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씨와 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 회사인 △△△ 주식회사를 퇴사한 뒤 '수소연료전지 스택 촉매전극 슬러리 조성비 자료', '구매요구사양서' 등 핵심 영업비밀 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계속 보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원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영업비밀 삭제 요구를 받고도 계속 보유하는 행위는 범죄가 계속되는 '계속범'이므로, 행위 도중 관련 처벌 법규가 신설됐다면 새 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삭제·반환을 요구받고도 계속 보유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개정 부정경쟁방지법 조항이 2019년 7월 9일부터 시행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로부터 자료 삭제나 반환을 요구받은 시점은 모두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이라고 지적했다. 법 시행 이후에 회사가 다시 삭제를 요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범죄구성요건의 일부인 '삭제·반환 요구'가 법 시행 전에 이뤄진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형벌법규 소급효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법 시행 전 행위까지 소급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한편, 대법원은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과 법인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