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위법한 중복 세무조사를 통해 부과한 벌금과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무시하고 징수한 세금은 모두 무효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1일 주식회사 ○○○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국가는 회사 측에 6억7000여만원을 돌려주게 됐다.

재판의 쟁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중복 세무조사에 기반한 통고처분의 효력, 둘째는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은 소득금액변동통지의 효력이었다.

앞서 부산지방국세청은 2014년 한 차례 세무조사를 마친 업체를 2018년 다시 조사했다. 심지어 조사 과정에서 이미 조사가 끝난 2011~2013년 사업연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국세청은 이를 근거로 회사와 대표에게 총 6억여원의 벌금에 해당하는 통고처분을 내렸고, 회사는 이를 납부했다.

이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2011~2013년분에 대한 조사는 '중복세무조사금지 원칙'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결정했다. 대법원 역시 이를 근거로 한 통고처분은 효력이 없으며, 회사가 납부한 벌금 중 해당 기간분 3억1500여만원은 국가가 부당하게 얻은 이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세범칙조사에도 중복세무조사금지 원칙이 적용된다"며 "이를 위반한 조사에 기해 벌금 상당액을 납부하도록 한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면서 회사에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과세전적부심사는 과세 예고에 대해 납세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다.

대법원은 이 역시 납세자의 중요한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라고 봤다. 이에 따라 해당 통지는 무효이며, 회사가 이를 근거로 원천징수해 납부한 세금 3억5500여만원도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이뤄진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무효"라며 과세 행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지켜야 함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