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등 에너지 장치의 성능을 좌우하는 고분자 박막 내 양성자(수소 이온) 이동 경로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일본 호쿠리쿠 선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JAIST)은 도쿄이과대학, 캐나다 캘거리대학과 공동으로 고분자와 전극 물질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양성자 이동을 개별적으로 분리해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에 지난 1일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의 임피던스 측정법은 불활성 조건에서 고분자 자체의 저항과 계면 저항이 합쳐진 단일 신호만 보여줘 계면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임피던스 측정 주파수를 더 낮은 영역까지 확장하고 전극 패드 길이를 체계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이전에는 겹쳐서 보였던 각 계면의 신호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산화규소(SiO), 백금, 탄소 등 다양한 기판과 고분자 사이 계면의 양성자 전도도를 측정 장비의 구조와 무관하게 직접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연구를 이끈 나가오 유키 교수는 "우리의 성과는 계면들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마침내 개별적으로 분리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지금까지 이 기여분은 사실상 하나의 신호에 숨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널리 사용되는 기준 아이오노머(이온교환수지)인 '나피온'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 방법은 특정 물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이온 전도성 고분자로 확장 적용이 가능해 계면의 수송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나가오 교수는 "이 접근법을 통해 물질이 계면에 얼마나 적합한지 평가할 수 있다"며 "기존에 막 형태로만 평가되던 신소재들도 이제 계면 성능을 직접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연료전지, 전해조, 배터리 등 전기화학 장치에서 아이오노머 계면의 합리적인 설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