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민의힘이 헌법개정안 등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자 개헌 절차 중단을 선언하고 본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일정 1항 헌법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법개정안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가든 부든 의결을 할 수가 없는 안건”이라며 필리버스터 신청 이유를 되물었다.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가 소수파가 입장을 알리기 위한 제도임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스로 표결에 불참해 안건이 불성립된 상황에서 다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명백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는 6월 3일 개헌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이제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공식화하며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개헌안에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작년 5.18에는 당 공식 입장으로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까지 했다”며 “불법 계엄 봉쇄 개헌까지 필리버스터를 걸면서 ‘내란당’이라는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개헌 추진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바라는 의견도 적잖았다”며 “이후의 개헌 논의를 위해서도 이 점을 잘 새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 의장은 개헌안 외에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올라온 50여개 민생법안에도 모두 무제한 토론이 신청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합의된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국민에게 몽니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런 필리버스터는 정치가 아니라 민생 인질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우 의장은 “국민과 국회, 어디에도 아무 이득이 없는 이 무책임한 관성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를 선포했다. 그는 22대 국회 후반기에는 개헌특별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