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전임 수뇌부가 '전 대통령 배우자 명품백 신고사건' 등 주요 사건 처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권익위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운영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TF는 지난 3월 16일부터 54일간 국회와 언론 등에서 논란이 된 주요 사안을 점검했다.
TF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OO 전 사무처장은 명품백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신고자인 윤OO 전 대통령 측과 심야에 비공식 회동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그는 담당 부서 의견과 달리 판단을 유보하고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으며, 의결서를 직접 작성해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보고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 전 사무처장은 TF의 의견 요청에 수취 거절 등으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사무처장은 '헬기 관련 신고사건'에서도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의결서에 포함해 부적절하게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위원회 차원에서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
또한 명품백 사건 종결에 반대한 고(故) 김OO 국장에게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부당 처우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TF는 위원회 차원의 사과와 함께 정 전 사무처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행위를 통보할 계획이다.
유OO 전 위원장의 비위 사실도 밝혀졌다. 유 전 위원장은 '영일만 고충민원'과 관련해 부친과 친분이 있는 민원인의 청탁을 받고 담당 국장에게 처리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TF는 유 전 위원장을 고발하고 과태료 부과를 통보했다.
이 밖에도 TF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상 신고사건 처리 부적정 ▲특정 제약사 관련 고충민원 부당 개입 ▲승진심사 및 근무성적평가 등 인사 운영 부적정 사례 등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위원회 회의 시 위원들의 독립적 판단을 보장하기 위해 무기명투표를 도입하고, 위원이 스스로 심의를 회피해야 하는 사유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한 신고사건 처리 시 사실확인을 위한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조사권을 강화하고, 부당한 지시에 따른 사건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한 절차도 보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