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가 아프리카학, 여성·젠더·섹슈얼리티학 등 4개 학과를 통폐합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학 측은 이날 학과장들에게 아프리카·아프리카 디아스포라학과, 여성·젠더·섹슈얼리티학과, 미국학과, 멕시코계 미국인·라티노학과 등 4개 학과를 '사회문화분석학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통합 작업은 2027년 9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게르만학, 슬라브·유라시아학, 프랑스·이탈리아학 등 3개 학과도 '유럽·유라시아학과'로 별도 통합된다.

대학은 새로운 통합 학과에서 어떤 전공과 부전공을 계속 제공할지 결정하기 위해 교육과정 검토에 착수했다.

통폐합 대상 학과에는 800명 이상의 학생이 전공, 부전공, 대학원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반대 교수 단체 '세이브 UT'에 따르면 학생들의 수업과 학위 이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짐 데이비스 텍사스대 오스틴 총장은 성명에서 "이번 재편은 단과대학 내 학과들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와 분산이 있다는 검토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 대상 학과에 이미 등록한 학생들은 교육과정 검토와 학과 변경이 진행되는 동안 새 학과 내에서 학위 과정을 계속 이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텍사스주의 정치적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텍사스주 대학들은 최근 인종, 젠더, 성적 지향성 교육을 제한하라는 정치권의 압력에 직면해 왔다.

지난달 텍사스A&M대학은 여성·젠더학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연방정부 관계자들도 텍사스대 오스틴 등 일부 대학에 '협약' 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 협약은 성별을 생식 기능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정의하고 보수적 사상에 적대적인 학과를 개편하거나 폐지하는 조건으로 연구비 우선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멕시코계 미국인·라티노학과와 영어학과 교수인 줄리 미니치는 "UT 학생들에게 슬픈 날"이라며 "우리 지도자들은 차세대를 미래로 이끄는 대신 거대한 후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UT는 약 50년간의 지적 진보와 혁신을 되돌리고 있다"며 "UT가 더 이상 고등교육의 글로벌 리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는 훌륭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텍사스주에는 대학에서 인종, 젠더, 성적 지향성 교육을 금지하는 주법이나 연방법은 없다. 2023년 통과된 상원법안 17호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사무소를 금지했지만 교실 수업과 학술 연구는 명시적으로 면제했다.

2025년 상원법안 37호는 교육과정에 대한 권한을 교수진에서 주지사가 임명한 이사회로 이전했다. 초기 초안에는 교육 내용 제한 조항이 포함됐으나 최종 통과 전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