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협착의 기능적 중증도 평가 표준인 혈류예비분율(FFR) 검사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는 임상시험이 본격 가동됐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메디픽셀이 개발한 AI 기반 혈관조영술 FFR(MPFFR) 유도 관상동맥중재술(PCI)과 침습적 FFR 유도 PCI의 임상 결과를 비교하는 'AIM-FFR 시험'이 진행 중이다.

FFR은 관상동맥 협착의 기능적 중증도를 판단하는 표준 검사법으로 확립됐다. 현행 가이드라인은 중등도 관상동맥 병변 평가에 FFR을 1A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압력와이어 사용, 충혈 유도, 시술 시간 연장 등의 이유로 실제 임상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혈관조영술 기반 FFR 계산 기술이 와이어 없는 대안으로 널리 채택됐다. 이 기술은 압력와이어 없이 관상동맥 협착의 기능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와이어 기반 FFR보다 덜 침습적이고 편안한 대안을 제공하며, 여러 방식이 FFR≤0.80을 예측하는 데 합리적인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정량적 혈류비율(QFR) 유도 PCI는 혈관조영술 유도 PCI보다 우수한 임상 결과를 입증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QFR 유도 PCI는 유럽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1B 등급 권고를 받았다. 하지만 혈관조영술 기반 FFR 역시 기술적 요구와 작업 흐름의 복잡성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관 분할, 대응점 표시, 3차원 재구성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술자에 따라 편차가 발생한다.

실제로 최근 데이터는 혈관조영술 기반 FFR 계산의 한계를 보여준다. 니노미야 연구진은 5가지 혈관조영술 기반 FFR 방식을 평가한 결과, 곡선하면적(AUC)이 0.65에서 0.75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최근 FAVOR III 유럽 임상시험은 QFR 유도 전략이 12개월 시점 사망·심근경색·계획외 재관류술 복합지표에서 FFR 유도 전략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침습적 FFR 유도 전략이 표준 방법임을 뒷받침한다.

AI 기술의 발전은 심혈관 진단을 위한 자동화 도구 개발로 이어지며 정확도와 작업 효율성을 모두 개선했다. AI 기반 혈관조영술 FFR인 MPFFR은 AI 기반 완전 자동화 정량적 관상동맥조영술(AI-QCA)을 활용해 개발됐다.

MPFFR은 자동화된 프레임 선택, AI 기반 윤곽 추출, 실시간 모델링을 활용해 수동 분할 없이 신속하고 정확한 생리학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에서 진행된 선행 검증 연구에서 MPFFR의 평균 분석 시간은 12.5±1.7초였고, 32개 혈관(5.3%)에서만 수동 보정이 필요했다. MPFFR은 QFR과 유사한 진단 성능을 보였다.

FFR과의 상관관계는 MPFFR이 0.885, QFR이 0.860이었고, FFR≤0.80 예측 AUC는 각각 0.949와 0.953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2년 시점에서 MPFFR≤0.80 환자군은 MPFFR>0.80 환자군보다 표적 혈관 실패 위험이 높았다. 발생률은 각각 4.5%와 0.8%였으며, 보정 위험비는 5.94(95% 신뢰구간 1.27~27.91)로 나타났다. 표적 혈관 실패 예측 C-지수는 MPFFR이 0.770, QFR이 0.753으로 비교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MPFFR 유도 PCI를 일상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침습적 FFR 유도 PCI를 기준으로 하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

이번 AIM-FFR 시험은 전향적·다기관·공개표지·무작위 대조군·비열등성 임상시험이다.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MPFFR 유도 PCI의 비열등성을 침습적 FFR 유도 PCI 대비 평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FFR 기술이 임상 현장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이번 시험이 성공하면 관상동맥 시술의 표준 절차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