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중개 과정에서 여성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불법 광고를 한 업체 직원들을 사업주와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결혼중개업의관리에관한법률(결혼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제결혼중개업체 팀장 A씨와 직원 B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 대표 C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도 같은 취지로 파기했다.
A씨 등은 2021년 5월과 7월,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 몸무게 등 개인정보를 회사 홈페이지 회원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광고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결혼중개업법은 '결혼중개업자'가 인종, 성별,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편견을 조장하거나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1심은 대표와 직원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대표 C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A씨와 B씨 등 직원들에게만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결혼중개업법상 각종 의무와 처벌의 주체인 '결혼중개업자'는 등록된 '사업주'를 의미하며, 법인의 대표나 직원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대표나 직원은 결혼중개업자와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실제 위반 행위를 한 사람을 사업주와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통해서만 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인 사업주와 행위자 관계에 형법상 공범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며 "원심은 공동정범과 양벌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