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법원의 화해권고결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약관에서 정한 '확정된 집행권원'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부동산 소유주인 원고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 16일 선고됐다.

원고들은 자신의 부동산에 가압류를 신청한 채권자 A씨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며 A씨가 가입한 공탁보증보험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원고들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A씨는 원고에게 약 274만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아 확정됐다.

하지만 보험사는 이 결정이 보험 약관에서 지급 조건으로 정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집행권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1심과 2심 법원 역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보증보험계약은 약관에 명시된 요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화해권고결정은 당사자 간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를 확정하는 효력은 있지만, 그 자체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보험자인 원고들은 보험계약자인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손해배상채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확정판결을 별도로 받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험 약관 역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으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을 집행권원으로 인정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