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량의 메탄올을 담은 소주병으로 아버지를 협박한 아들에게 특수존속협박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특수존속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피고인은 2024년 3월 11일부터 19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아버지 박모(52)씨의 주거지 현관 앞에 메탄올이 든 소주병을 놓아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치사량에 해당하는 79.9% 함량의 메탄올을 빈 소주병에 넣고, 이미 사망한 어머니 명의로 '빨리 보고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붙여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피고인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특수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범행 현장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려는 의도로 소지하거나 몸에 지녀, 고지된 해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모르게 메탄올이 든 소주병을 놓아두고 현장을 떠났고, 피해자가 이를 발견했을 땐 피고인이 이미 현장을 이탈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주병을 해악의 내용을 표상하는 매개물로 이용했을 뿐, 그 위험성 그대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사실상 지배하며 협박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보복협박과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특수존속협박죄와 나머지 유죄 혐의가 하나의 형으로 선고됐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