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가 자재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원청은 이미 지급한 공사대금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자재 공급업체 ○○○사가 원청 △△△사를 상대로 낸 자재임대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사는 2022년 3월 아파트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사에 하도급했다. ◇◇◇사는 2022년 5월부터 원고인 ○○○사로부터 가설자재를 빌려 사용했으나 2023년 1월부터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사는 2024년 1월 9일 원청인 △△△사에 미지급된 자재 대여대금 3억5855만원을 직접 지급해달라고 청구했다. 당시 △△△사는 하청업체인 ◇◇◇사에 지급하지 않은 2023년 12월분 기성금 6억2170만원이 있었다.

1심과 2심은 원청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했다. 원심은 ○○○사의 청구액이 △△△사가 ◇◇◇사에 지급할 전체 공사대금 채무액을 넘지 않는다며 3억5855만원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청의 직접지급 의무는 '원청이 하청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공사대금'을 한도로 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사)가 이미 지급한 2023년 11월분까지의 공사대금에 포함된 원고의 자재 대여대금 3억4188만원은 직접지급 의무 범위에서 공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사가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는 돈은 2023년 12월분 자재 대여대금인 1666만원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건설산업기본법상 발주자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원심을 바로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