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심을 품고 다른 사람의 집 현관문 앞에 흉기를 놓아두고 떠났더라도, 이는 가중처벌 대상인 특수협박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0월 피해자 B씨의 아파트 현관문 앞에 과도 2개와 라이터 3개를 두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A씨의 행위가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협박이라며 특수협박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특수협박죄가 성립하려면 범행 현장에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해악을 실현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해악 내용의 매개물로 삼아 현관문 앞에 두고 현장을 벗어났다"며 "피해자가 이를 발견했을 때 피고인은 이미 현장을 이탈해 흉기를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흉기를 그 용도대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협박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위험한 물건을 이용했더라도 이를 '휴대하여' 협박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단순 협박죄는 성립할 수 있어도 가중처벌하는 특수협박죄는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특수협박 혐의 부분을 파기해야 한다고 보고,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유죄 부분까지 전부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검사가 무죄 부분 등에 대해 제기한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