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했더라도 원청업체의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다면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1일 주식회사 ○○○의 협력업체 근로자 215명이 원청인 주식회사 ○○○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년이 지나 소송의 이익이 없어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 전원에 대해 주식회사 ○○○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이들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식회사 ○○○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는 파견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주식회사 ○○○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는 자사의 작업표준서, 전산관리시스템, 이메일 등을 통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 대상과 방법, 순서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행한 업무가 ○○○의 주력 사업인 철강 생산 공정에 필수적이고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봤다. 원료 하역, 래들 관리, 롤 정비 등은 원청의 생산계획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독립된 업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협력업체들은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시설 대부분을 원청인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며 "독립적인 기업 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계약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가 역시 완성된 물량이 아닌 투입된 인원과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점도 근거가 됐다.

다만 재판부는 상고심 진행 중 정년(만 60세)이 지난 원고 1명에 대해서는 소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정년 도래로 근로자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확인의 이익이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소송 비용은 정년 도래자 관련 비용을 포함해 모두 패소한 피고 측이 부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