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한국기업평가는 20일 패션그룹형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고 과도한 차입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는 2025년 연결 기준 2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주력 브랜드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부진과 종속회사의 취약한 수익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크게 나빠졌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717.9%, 차입금의존도는 49.5%에 달한다. 총차입금 규모는 2829억원으로, 이 중 63.9%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78억원을 기록했지만,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영업적자를 내던 자회사 형지글로벌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되고 163억원에 달하는 대손상각비 환입이 발생한 데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별도 기준 실질 영업이익은 32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의류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과 할인 판매 확대로 마진이 축소된 결과다.

영업 현금 창출 능력을 넘어서는 계열사 지원 부담도 재무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종속회사 아트몰링과 관계사 형지리테일에 대규모 자금을 대여해주고 있다. 이들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한기평은 패션그룹형지가 보유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부진과 브랜드 노후화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