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옥의 지주택’으로 불리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대수술에 나선다.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계획승인 토지확보 기준을 80%로 낮추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비리 온상으로 지목된 업무대행사 관리 감독은 대폭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예방 및 사업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토지 확보 문제로 지연되는 사업은 속도를 높여주고, 부실 사업장은 신속히 정리해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정상적인 사업장의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계획승인에 필요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이 현행 95%에서 80%로 완화된다. 이는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수준이다. 소수 토지주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며 버티는 ‘알박기’로 인해 사업 전체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는 대폭 강화된다. 먼저 일정 자본금과 전문인력을 갖춘 업체만 사업을 대행할 수 있도록 ‘업무대행사 등록제’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별도 자격 기준이 없어 부실 업체가 난립하고 조합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사비 갈등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시공사가 최초 계약보다 공사비를 5% 이상 증액하거나 조합원 20% 이상이 요청할 경우, 전문기관의 공사비 검증을 의무화한다. 계약 시 총액만 명시하던 관행을 깨고 구체적인 산출내역서 제출도 의무화된다.

깜깜이 계약을 막기 위해 업무대행사, 시공사 등 주요 계약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한다. 현재는 9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져 유착 비리 가능성이 높았다. 조합이 시공사에 종속되지 않도록 조합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조합원 권익 보호 조치도 강화된다. 섣부른 가입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입 철회 가능 기간이 현행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조합원들이 총회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온라인 총회와 전자 투표도 도입된다.

장기간 사업이 멈춰선 부실 조합은 신속하게 해산 절차를 밟도록 유도한다. 모집신고 후 2년 내 조합설립을 못 하거나, 조합설립 후 3년 내 사업승인을 못 받은 사업장이 총회에서 사업 종결이나 해산이 부결될 경우, 1년 뒤 재의결 절차를 밟도록 했다. 지자체장이 장기 미운영 조합의 인가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오는 5월까지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하위법령 개정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