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미지옥’으로 불리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사업계획승인 요건을 완화해 정상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조합원 가입 후 60일까지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합원 보호 장치를 대폭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낮은 사업 성공률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조합원 피해가 끊이지 않자, 부실 사업장의 추가 피해를 막고 정상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 대책이다.

우선 사업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던 토지 확보 기준이 완화된다. 현재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려면 사업 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하게 80%만 확보해도 승인이 가능해진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대거 도입된다. 자본금 5억원과 전문인력 5인 이상을 갖춰야 하는 ‘업무대행사 등록제’가 시행된다. 또 조합원 20% 이상이 요청하거나 공사비가 5% 이상 증액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공사비 검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조합원의 권익 보호도 한층 두터워진다. 조합 가입 후 30일 이내에만 가능했던 가입 철회 기간이 60일로 두 배 늘어난다. 이 기간 내에는 위약금 없이 가입비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조합원들의 의사결정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총회와 전자 의결 방식도 도입된다.

수년간 사업이 멈춘 ‘유령 조합’은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조합설립인가 후 3년이 지나도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사업이 장기 정체된 조합은 총회를 통해 사업 종결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 입주가 끝난 뒤에도 해산하지 않고 운영비를 지출하던 조합은 1년 내에 의무적으로 해산해야 한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질적인 애로 요인을 해소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조합원들의 내 집 마련 꿈과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올 상반기 내 후속 입법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