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최고법원의 법률자문관이 법치주의 및 부패 우려로 동결됐던 헝가리 지원금 102억유로(약 14조7000억원)를 2023년 조기 해제한 유럽집행위원회(EC)의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타마라 차페타 EU 사법재판소 법률자문관은 16일(현지시간) 비구속 의견서를 통해 헝가리가 자금 해제 당시 요구된 사법 개혁을 완료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차페타 자문관은 "집행위가 요구된 입법 개혁이 시행되거나 적용되기 전에 아무런 설명 없이 예산 지급을 허용한 것은 헝가리에 부과된 요건을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2022년 헝가리 우익 포퓰리즘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와 부패 척결·사법 독립성 확보 실패를 이유로 헝가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1년 뒤 집행위는 헝가리 정부가 충분한 개혁을 이행했다고 판단해 약 102억유로를 해제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유럽의회가 제기했다. 유럽의회는 집행위가 헝가리의 자금 수령 자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법률자문관의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EU 사법재판소가 이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헝가리는 EU 자금의 주요 순수혜국이지만 민주주의 규범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집행위는 10년 넘게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민주 제도를 해체하고 언론을 장악하며 소수자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난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2010년 집권 이후 이 같은 비난을 거부하며 헝가리 주권에 대한 간섭이라고 반박해왔다.

집행위가 자금을 동결한 이유 중 하나는 공공조달 문제였다. EU는 헝가리 정부가 EU 자금을 이용한 국가 사업 계약을 통해 정치적으로 연결된 내부자들의 사업체로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헝가리에는 수십억유로의 추가 EU 자금이 여전히 동결된 상태다. 이는 헝가리 예산 부족으로 이어져 수년간 경제 침체에 기여했다.

오르반 총리는 EU 27개 회원국 중 국가 정부의 권한 강화를 옹호하며 EU가 헝가리 내정에 간섭하고 자금 배분을 강압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비난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오는 4월 총선에서 16년 집권 중 최대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중도우파 도전자인 페테르 마자르와 그의 티사당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마자르는 헝가리의 민주 제도를 복원하고 EU와 더 건설적인 관계를 추구하며 동결된 자금을 신속히 회수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