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바탕으로 '녹색에너지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는 모로코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로코는 현재 에너지의 약 90%를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고 무역수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모로코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국가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인 15기가와트(GW)로 늘리고,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로코의 풍부한 자원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은 해외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모로코 국영 인산염 기업 OCP는 자체 광산과 담수화 플랜트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쿠아파워(ACWA Power)는 모로코 북부에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모로코 정부와 투자자들이 집중하는 분야는 그린수소다.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청정 연료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바닷물을 담수화해야 해,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현지 상황과 충돌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평가는 FT를 통해 "국민이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에서 수출용 에너지와 물을 생산하려는 계획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수소와 이를 원료로 하는 그린암모니아의 높은 생산 비용도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현재 기술로는 기존 방식보다 최대 6배 비싸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단기 건설 일자리 외에 장기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개발 이익이 대부분 해외 투자자에게 돌아가고, 현지 주민은 소외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대규모 프로젝트가 서사하라 분쟁 지역에 계획된 점도 잠재적인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모로코 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전문가는 FT에 "모로코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는 땅에서 파내는 자원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국가 번영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