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소형모듈원전(SMR)이 해결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저탄소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원자력 업계는 기존 대형 원전의 단점으로 꼽혔던 막대한 건설 비용과 긴 건설 기간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SMR을 내세우고 있다. SMR은 주요 부품을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 방식이라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롤스로이스 SMR 사업부 회장을 지낸 폴 스타인 플로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약 500메가와트(㎿)급 SMR 건설 비용은 20억~25억파운드(약 3조5000억~4조4000억원) 수준"이라며 SMR을 통한 저비용 원자력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SMR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비판론자들은 아직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SMR이 한 곳도 없으며, '규모의 경제'에서 불리해 실제로는 대형 원전보다 발전 단가가 더 비쌀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SMR은 아직 파워포인트 안에만 존재한다"며 "업계의 과대광고를 순진하게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펜실베이니아 원전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약 6억5000만달러(약 936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MS는 폐쇄됐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의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 역시 SMR에서 생산될 전력을 주문했다.

AI가 원전 부활론에 불을 지피는 이유는 막대한 전력 소비량 때문이다. AI 검색 한번은 일반 구글 검색보다 10배 많은 전력을 소모하며,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연간 전기차 40만대와 맞먹는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인 안전성과 폐기물 문제도 여전하다. 지지자들은 서방의 원전 기술은 안전하며 후쿠시마 사고에서도 방사선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체르노빌 사고의 장기적인 영향을 거론하며 사고 위험성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