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형 은행들이 동아프리카의 관문인 케냐로 몰려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은행들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대형 금융사들이 케냐를 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는 케냐의 새로운 최저자본금 규제로 소규모 은행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드문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아공의 네드뱅크 그룹은 지난 1월 케냐 NCBA 그룹 인수를 발표했으며, 스탠다드 뱅크, 퍼스트랜드, 압사 그룹 등 경쟁사들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목하는 동아프리카 지역은 약 5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5800억달러(약 835조원)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동아프리카 경제가 세계 평균(3.2%)을 크게 웃도는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의 은행 서비스 접근성은 40% 미만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케냐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케냐 은행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로, 글로벌 은행 평균(12%)의 두 배에 달하는 등 수익성도 높다.

모린 키리구아 NCBA 애널리스트는 "성장성, 낮은 신용 보급률, 수익성을 종합하면 아프리카 은행들이 왜 이 시장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프리카가 서아프리카보다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은행들의 '동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네드뱅크는 지난해 나이지리아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서아프리카 에코뱅크 지분을 매입가의 5분의 1 수준인 1억달러에 매각한 바 있다.

케냐로의 진출은 은행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JP모건, 비자, 푸르덴셜 등 금융사와 남아공 최대 이동통신사 보다콤 그룹 등도 나이로비를 거점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케냐 중앙은행은 오는 2029년 말까지 은행의 최저자본금을 100억실링(약 1123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들이 M&A 시장에 나오면서 아프리카 금융사들의 케냐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