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인 약 320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기술주 고평가에 대한 시장의 안일함을 경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 국부펀드 운용사(NBIM) 최고경영자(CEO)가 파리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탕엔 CEO는 장기간의 평온이 잘못된 자신감을 키워 결국 공황으로 이어진다는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론을 인용하며 "안정은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탕엔 CEO는 현재 시장이 두 가지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지정학적 분열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이미 악화된 무역 관계가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동맹국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무역 관계 악화와 저성장, 수익성 하락이 겹칠 경우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가 49%, 펀드 전체 가치는 37%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술주 시장의 안일함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탕엔 CEO는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걷잡을 수 없는 기업 가치와 AI의 불확실한 수익 전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펀드 내부 테스트에 따르면 기술주 시장 조정이 발생할 경우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

탕엔 CEO는 유럽의 단일 시장 강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을 사랑하지만, 미국보다 성장이 더디고 혁신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규제 완화와 자본시장 통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