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정부 보증 보험을 제공하며, 이 분야 세계 최대 시장인 '런던의 로이즈'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처브(Chubb) 등 미국 보험사들을 위한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재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에 저렴한 보험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해상 보험료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런던 보험업계는 기존 보험 계약을 취소하고 신규 보험료를 선박 가치의 3~7%까지 인상했다. 이는 사태 이전 0.5%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폭등한 수준이다.

FT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개입이 런던 보험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브로커들은 미 해군 호위를 받는 선박의 경우 DFC가 지원하는 보험 가입이 의무화될 수 있으며,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약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의 비싼 보험료를 비판하며 "매우 합리적인 가격"의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즈 측은 공식적으로는 선박 운항에 도움이 될 추가적인 공급 능력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이 군사 정보를 자국 보험사에만 선별적으로 제공할 경우, 정보력에서 밀려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런던 로이즈 시장은 17세기부터 전쟁 위험 속에서 해상 보험을 제공해 온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FT는 보험업자와 중개인이 밀집한 런던 특유의 시장 구조에서 나오는 신속한 정보 교류와 경쟁력이 여전히 강력한 무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