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실물 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 결제가 빠르게 확산하며 '플라스틱 카드'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절반가량이 실물 지갑 대신 스마트폰에 내장된 디지털 지갑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로 불리는 16~24세 연령층의 90%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며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비접촉식 카드 결제 한도를 100파운드(약 17만원)에서 폐지했지만, 업계 반응은 미미하다. 영국 금융업계 단체인 'UK 파이낸스'는 한도 증액에 대한 "수요나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 결제에는 한도가 없고, 생체 인식을 사용해 보안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실물 카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UK 파이낸스에 따르면 현재 영국 전체 직불카드 거래의 76%, 신용카드 거래의 67%가 비접촉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통계가 실물 카드와 모바일 결제를 구분하지는 않지만, 기관은 모바일 결제가 실물 카드를 대체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는 전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도 25%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디지털 지갑'으로의 완전한 전환에는 과제도 따른다. 바클레이스 은행 설문조사 결과, 쇼핑객 5명 중 1명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돼 결제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이른바 '배터리 불안'과 스마트폰 도난 위험은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일부 주유소 단말기에서 실물 카드를 요구하거나, 시스템 오류로 모바일 결제가 중단되는 불편도 여전하다. 현금 인출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으나, 일부 은행은 앱을 통해 현금을 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FT는 결제 시장의 혁신이 오픈뱅킹, 변동반복결제(VRP),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뱅킹은 카드사를 거치지 않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 챗봇이 대신 구매를 수행하는 미래도 거론된다.
결제 방식의 혁신은 규제 당국에도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디지털 지갑은 아직 FCA의 직접적인 규제 범위 밖에 있으며, 이를 노린 신종 사기도 증가할 우려가 있다. 또한 현금에 의존하는 약 300만명의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FT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