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분쟁에서 이란이 단순한 항복 대신 미래 공격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며 장기 소모전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정권 관계자와 외교관, 전문가 등을 인용해 이란이 이번 분쟁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향후 공격을 막기 위한 억지력 회복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이란 정권 소식통은 FT에 "이란은 보장이 필요하며, 전쟁이 1년 동안 계속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파괴되면 지역 전체가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휴전의 대가로 향후 공격 재개에 대한 보장뿐만 아니라 제재 완화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텀 하우스의 사남 바킬 연구원은 "향후 공격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보장과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하면 이란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보복은 18만명의 정예 병력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 기지와 걸프만 기반 시설, 국제 선박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한 서방 관리는 "그들(이란)은 시도하기 전까지는 (해협 봉쇄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지만 이제는 알고 있으며, 이는 꽤 효과적"이라며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력이 "궤멸됐다"고 평가하며 협상 의사를 내비쳤지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를 "망상"이라고 일축하며 외교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후 이란의 미사일 역량을 파괴하겠다며 공습을 계속해왔다. 미 국방부는 이란 내 약 8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역시 비슷한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지낸 롭 맬리 전 관리는 이란이 막대한 피해 때문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면서도, 미국과 세계 경제에 충분한 대가를 치르게 해 전쟁 재개를 주저하게 만들려 한다고 분석했다.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은 여전히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