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정보공개청구 건수 급증에 따라 관련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투명성 옹호 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정보공개청구 처리 비용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청구 건수가 급증하고 정부 예산이 크게 제약된 상황에 따른 것이다.

현행 영국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정보공개 요청 처리 비용 상한선은 600파운드(약 86만원), 기타 공공기관은 450파운드(약 65만원)로 설정돼 있다. 직원 근무 시간은 시간당 25파운드로 계산된다.

이는 중앙정부 부처의 경우 24시간, 다른 정부 기관은 18시간의 업무량에 해당한다. 거부된 요청이라도 처리 과정에 인력이 투입돼 공무원 감축 기조 속에서 행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 내각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앙정부 산하 기관에 접수된 정보공개 요청은 총 8만3041건으로, 2005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1만2566건) 증가한 수치다.

증가분의 90%는 국립기록원과 국방부의 역사적 군인사기록 이전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요청 중 29%는 전부 공개, 15%는 부분 공개됐으며 30%는 비공개 처리됐다.

제도 개편 움직임에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보공개 캠페인(Campaign for FOI)의 모리스 프랭클 국장은 비용 상한선을 낮추면 "정당하고 중요한 요청을 하는 청구인들을 배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 영국지부의 로즈 휘펜 선임연구원은 "정보공개 비용을 낮추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반복적으로 요청되는 자료를 분석해 미리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부 관료들은 인공지능(AI)이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지만, 오히려 청구 건수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에도 여러 정부가 정보공개법을 제한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 민감하거나 안보와 관련된 정보에 대한 명확한 보호 장치를 적용하면서도 대중에게 개방성을 제공하는 여러 투명성 기준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