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직 육군참모총장이 자신이 자문하는 방산업체의 드론을 구매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압박해 로비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4년 6월까지 영국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패트릭 샌더스 경은 자신이 공동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앨 카언스 국방부 군무장관에게 이같이 발언했다.

샌더스 전 총장은 지난 2월 방송된 팟캐스트에서 "나는 스타크(Stark)라는 훌륭한 드론 회사의 자문을 맡고 있다"며 "독일 등은 대규모 주문을 했지만, 영국에서는 주문이 전혀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점점 더 후순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샌더스 전 총장이 2025년 9월 정부의 공직자윤리자문위원회(Acoba)로부터 스타크를 위해 영국 정부나 국방부를 상대로 직접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금지 조치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금지 조항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하다.

이에 영국 자유민주당 국방 대변인인 제임스 맥클리어리 하원의원은 "샌더스가 공직자 취업 규정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시급히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 분석가인 프랜시스 투사는 "샌더스가 자신이 대표하는 회사를 위해 장관에게 적극적으로 로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샌더스 전 총장은 "해당 주장은 거짓이며 공개된 팟캐스트를 명백히 오독한 데 기반한 것"이라며 "나는 스타크를 위해 로비하지 않았고 항상 정부의 공직자 취업 규정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스타크 측 역시 "샌더스 경은 회사 대표가 아닌 언론인 자격으로 팟캐스트에서 발언했다"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스타크는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후원하는 독일의 신생 드론 기업으로,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2억6900만유로(약 3970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영국 국방부는 "모든 계약은 공정한 조달 규정에 따라 엄격한 입찰 과정을 거쳐 체결된다"며 "규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