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홍보하기 위해 인기 만화 캐릭터와 비디오게임 영상을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만화 '스폰지밥'의 한 장면에 미사일이 이란 전투기와 트럭을 폭격하는 영상을 합성해 게시했다. 영상에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백악관은 이란과의 전쟁을 닌텐도 게임처럼 묘사한 영상도 공개했다. 경쾌한 배경음악과 함께 만화 캐릭터가 볼링 스트라이크를 치는 장면에 실제 미사일 공습 장면을 교차 편집하는 식이다. 아나운서는 "홈런!", "슬램덩크!" 같은 스포츠 중계 용어를 외친다.

또 다른 홍보 영상에는 영화 '탑건', '브레이브하트' 등과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Z'의 장면이 담겼다. 영상은 비디오게임 '모탈컴뱃'의 음성인 "완벽한 승리"로 끝난다.

전문가들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가리는 끔찍한 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닉 컬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전쟁의 밈(meme)화이자 게임화"라며 "분쟁을 표현하는 끔찍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로저 스탈 조지아대 교수도 "전쟁을 할리우드 영화 대사 모음집 정도로 생각하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며 "대다수 국민에게는 충격적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할리우드와 참전용사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자신의 영화 '트로픽 썬더'가 영상에 사용된 배우 겸 감독 벤 스틸러는 엑스에 "당신의 선전 기계 일부가 될 생각 없다"며 "전쟁은 영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라크 참전용사인 코너 크리핸은 "분위기를 망쳐서 미안하지만 전쟁은 비디오게임이 아니다"라며 "전쟁의 결과는 최종적이며, 너무 가볍게 다루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이달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9%만이 이란 공습을 지지했으며, 43%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전쟁을 게임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부인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기성 언론은 우리가 미군의 놀라운 성공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길 원한다"며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생산 시설이 파괴되는 사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