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뒤를 잇겠다며 나선 인물들이 사기나 파산 등 비참한 결말을 맞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2의 워런 버핏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거 '제2의 버핏'으로 주목받았던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나 에디 램퍼트 등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사업 실패로 파산을 맞는 등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과거 포춘지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붕괴 불과 몇 달 전, 뱅크먼-프리드를 '제2의 워런 버핏'이 될 수 있는지 조명하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그는 현재 FTX 파산과 관련된 사기 및 공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자신을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 칭했던 웨이전 탕은 5000만달러 규모의 폰지 사기 혐의로 2013년 유죄 판결을 받고 6년간 옥살이를 했다. 2004년 비즈니스위크가 '차세대 버핏'으로 꼽았던 헤지펀드 매니저 에디 램퍼트 역시 인수한 시어스 등 유통업체가 2018년 파산 신청을 하며 쓴맛을 봤다.

물론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인물도 있다. '캐나다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프렘 왓사 페어팩스 파이낸셜 CEO는 버크셔해서웨이와 유사한 분산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성공을 거뒀다. 다만 그는 2015년 WSJ에 "버핏은 오직 한 명뿐이며, 그는 오마하에 있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왕'으로 알려진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는 2020년 포춘에 "우리 세대의 버크셔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후 고금리 기조로 스팩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버핏의 초기 성공이 규제 강화 전 '정보 비대칭성' 덕분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제2의 버핏' 자리를 노리는 가장 유력한 인물은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다. 그는 2015년 포브스 매거진 표지에서 '아기 버핏'으로 묘사됐으며, 버핏을 자신의 '교수님'이라고 칭해왔다. 애크먼은 지난해 WSJ 매거진에 "워런 버핏은 60년 이상의 실적을 가졌고, 내 야망은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워런 버핏 자신은 모방자들에게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WSJ과의 통화에서 "주식으로 돈을 버는 데 내부 정보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처럼 되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9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복리의 마법은 인생의 마지막 10년 동안 정말로 기적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버핏은 지난해 12월 버크셔해서웨이 CEO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그가 보유한 현금 및 등가물은 사상 최대인 3731억달러(약 537조2640억원)에 달했다. 그는 회사의 거대한 규모 때문에 과거와 같은 '눈부신 실적'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