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지명타자(DH) 제도가 팀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대학교 정보학연구과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일본 퍼시픽리그 경기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명타자 제도는 투수 대신 타격 전문 선수를 투입하는 규칙이다. 일본에서는 퍼시픽리그가 1975년부터 도입했으며, 센트럴리그는 2027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연구팀은 지명타자 제도가 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선수 가치 평가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지표를 개선한 방식이다.

공동 저자인 스즈키 야스히로 부교수는 "기존 WAR은 모든 포지션에 동일한 기준선을 적용했다"며 "우리는 실제 경기 데이터를 사용해 포지션별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의 성적을 비교, 포지션별 가치 차이를 더 정확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지명타자 제도의 유무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를 만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퍼시픽리그가 센트럴리그보다 강하다는 통설이 지명타자 제도 때문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약해진 셈이다.

제1 저자인 시미즈 시노 연구원은 "지명타자 제도가 경기 경험을 바꿀 수는 있지만, 결국 실력 있는 선수를 보유한 팀이 이긴다는 야구의 근본적인 경쟁 균형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2년 지명타자 제도를 전면 도입한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비롯해 전 세계 야구 리그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논쟁에 실증적인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