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고대 로마 시대 보드게임의 규칙을 세계 최초로 해독했다.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앤티쿼티'에 따르면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와 레이던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네덜란드 헬렌 지역에서 발견된 로마 시대 석판의 용도와 게임 규칙을 밝혀냈다.

이 석판은 수십 년간 고고학자들을困惑시킨 독특한 교차선 무늬를 특징으로 한다. 당시 대부분의 게임이 썩기 쉬운 나무나 흙에 그려졌던 것과 달리,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회암 재질 덕분에 고대 게임 연구의 희귀한 기회를 제공했다.

논문의 주 저자인 월터 크리스트 레이던대 박사는 "석판의 기하학적 패턴과 마모 흔적은 게임 말을 반복적으로 움직인 결과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석판의 마모 패턴을 재현하기 위해 '루디'라는 AI 시스템을 활용했다. 두 AI가 고대 유럽의 다양한 보드게임 규칙을 적용해 서로 대결하게 하고, 어떤 규칙이 석판의 마모 흔적과 가장 유사한 결과를 낳는지 분석했다.

호주 플린더스대 매튜 스티븐슨 박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상대방의 말을 잡는 대신 움직임을 막아 가두는 방식의 '차단 게임'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차단 게임은 중세 이전 기록이 거의 없어 이번 발견으로 그 역사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고고학 분야에서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보여준 첫 사례로 평가된다.

크리스트 박사는 "AI 시뮬레이션과 고고학적 방법론을 결합해 보드게임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문헌이나 예술 작품에 남아있지 않은 고대 게임을 이해하는 데 유망한 새 도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