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부펀드가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해 금, 항만 등 실물자산 투자를 확대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콘싱 주니어 필리핀 마할리카 투자공사(MIC)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매력을 잃고 있어, 가치를 더 잘 유지할 수 있는 실물자산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원유의 약 98%를 중동에서 수입해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에 가장 취약한 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콘싱 CEO는 "일본,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스템에 주입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구매력 잠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금을 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금을 만드는 회사를 직접 사는 것"이라며 실물자산 확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MIC는 지난해 필리핀 금·구리 생산업체 마킬랄라 광업에 7640만달러(약 1100억원)를 대출했다. 올해는 에너지, 농업, 광업 분야에서 각각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160억원) 규모의 3~4개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2023년 출범한 MIC는 필리핀개발은행(DBP)과 필리핀토지은행(LBP)이 출자한 750억페소(약 1조8720억원) 이상의 투자 가능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도 500억페소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MIC는 지난 1월 중국이 지원하는 필리핀 전력 송전 사업자 지분 20%를 인수하며 첫 투자를 단행했다. 콘싱 CEO는 이 197억페소 규모의 투자가 서류상 이견 조율을 거쳐 오는 6월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MIC는 필리핀 2위 항만 운영사인 아시안 터미널의 지분 11.2%를 36억4000만페소에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콘싱 CEO는 항만 부문을 '필리핀 경제의 순환계'라고 칭하며 "우리는 그 시스템 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7년까지 현재보다 몇 배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위험이 제거되고 수익을 내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