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유럽 항공업계가 유럽연합(EU)의 친환경 정책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2030년부터 시행될 합성 지속가능항공유(eSAF) 의무 사용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eSAF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규제 완화 요구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에어프랑스-KLM, 라이언에어, 루프트한자, 이지젯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그동안 아시아 및 중동 항공사에 비해 불공평한 비용 부담을 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항공업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 중동 분쟁으로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수천 마일 우회하고 있으며, 걸프만 상공 대부분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유가 급등은 항공유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유럽의 항공유 가격은 두 배로 뛰었고, 아시아 지역 가격도 8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에어프랑스-KLM과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항공권 가격 인상을 예고했으며, 핀에어는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항공유 공급 부족 위험을 경고했다.

반면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GE에어로스페이스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료 절감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마이스너 GE에어로스페이스 인사 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인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위기가 오히려 연료 효율성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델타항공 등은 유가 헤징을 하지 않아 항공권 가격 인상을 경고했지만, 대부분의 유럽 항공사들은 유가 헤징을 통해 당분간 가격 충격에서 보호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12월 유럽 항공사들이 올해 북미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관광객들이 비행시간을 줄이고 중동 상공을 피하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여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라이언에어는 유럽 내 여행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영국항공은 카리브해 등 중동 영공을 피하는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